버넘, 배심재판 축소 계획 폐기. 판사 단독 재판은 일부 사기 사건에만
법원 적체를 줄이려던 스타머 정부 시절 개혁을 뒤집는 U턴이다. 변호사들은 환영했지만, 치안판사의 형량 권한이 여전히 두 배가 되기 때문에 배심재판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정부가 크라운 코트(Crown Court) 재판의 상당수에서 배심을 없애려던 계획을 접었다. 주말에 발표된 이번 변경은 전임 총리 키어 스타머 경 시절에 마련돼 법무장관이던 데이비드 래미가 처음 내놓은 개혁을 뒤집는다. 원래 계획은 가장 중대한 범죄와, 양쪽 법원 모두에서 재판할 수 있는 범죄(either-way offences) 가운데 형량이 3년을 넘을 듯한 사건에는 배심을 두고, 나머지는 판사 한 명에게 맡기는 것이었다. 수정안에서는 판사 단독 재판이 일부 사기·금융 사건에만 적용된다고 법무부가 BBC에 밝혔다. 7월 앤디 버넘이 총리가 되면서 법무장관 겸 로드 챈슬러(Lord Chancellor)에 오른 알렉스 노리스는 이 구상에 대한 반발이 거센 것을 듣고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버넘은 이 문제로 노동당 평의원 수십 명이 반란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에서 집권했고, 계획을 비판했다가 노동당 원내 당적을 정지당한 법정변호사 출신 의원 칼 터너는 번복을 환영했다. 가까이서 지켜본 이들에게는 놀랄 일이 아니었다. 로 가제트(Law Gazette)는 버넘이 제한을 접을 뜻을 내비치고 있다고 보도했고, City AM은 그가 배심재판을 지키라는 법조계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여러 매체는 이번 결정을 스타머 시절 정책의 또 다른 번복이라고 묘사했다. 노리스는 6월 말 8만 829건이던 법원 적체가 "이번 의회 임기 안에" 줄기 시작할 것이라고 거듭 말했지만,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판사 단독 재판을 입법하는 일이 패키지에서 가장 실행하기 어려운 부분이었고 나머지 개혁까지 늦췄을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앞으로 10년 사이 대기 줄이 크게 줄 것이라고도 했다. 캠페인 단체 디펜드 아워 주리스(Defend Our Juries)는 이번 번복을 "올바른 방향으로 내딛는 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변호사들도 환영했지만, 패키지 전체를 환영한 것은 아니다. 법원 법안은 여전히 일부 사건에서 피고인이 크라운 코트 재판을 선택할 권리를 없애고, 치안판사 법원(magistrates' courts)의 최대 형량 권한을 두 배인 2년으로 올린다. 형사법정변호사협회(Criminal Bar Association)는 폭행과 성범죄를 포함해 연간 약 2만 5,000건이 자원봉사 치안판사에게 넘어갈 수 있고, 이들은 그런 사건을 재판하기에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말한다. 협회장 앤드루 토머스 KC는 법정변호사들이 "기쁘다"면서도 법안에 배심재판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법률협회(Law Society)는 새 입장을 "상식적"이라고 평가했지만, 치안판사 법원도 사상 최대 적체에 시달리고 있어 수용 능력을 늘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바 카운슬(Bar Council)의 커스티 브리멜로 KC 회장은 "의미 있고 환영할 만한 움직임"이라고 했다. 아직 빠진 숫자가 하나 있다. 형량 한도는 법안이 시행된 뒤에야 장관들이 정하는데, 그 수치가 얼마나 많은 사건이 배심 제도 밖으로 나가는지를 결정한다.